
-논픽션
-싯다르타 카라
-2024.12.20
지난해 읽은 책을 정리를 하다 깜짝 놀랐다.
세상에 편식을 해도 그렇게 하다니... 죄다 소설이었다.
그래서 올해 목표 중 하나인 비문학 읽기!!!
이번에 읽은 책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채굴 현실을 고발하는 '코발트 레드'다.
"그들의 사랑은 강렬했지만, 그게 거의 짝사랑이라는 증거가 쌓여만 갔다."
- 콩고 민주공화국 푸룽구메에서 무탄다로 가는 길에 있는 국제기독연합교회에 방문했을 때-
오랜만에 방문한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은 일단 색부터 눈을 확 끌었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파스텔톤의 그림이 그려진 책들 사이에 있는 선명한 붉은색이 눈을 안 줄래야 안 줄 수가 없었다.(신착도서가 모여있는 섹션에 있어서 분류 없이 섞여 있었다.)
"애초에는 콩고가 전 세계가 원하는 거의 모든 자원의 최대 공급처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코끼리 상아(1880년대), 자동차와 자전거의 타이어용 고무(1890년대), 비누에 쓰이는 팜유(1900년대부터), 산업용 구리, 주석, 아연, 은, 니켈(1910년대부터), 재물용도의 다이아몬드와 금(향상), 핵폭탄에 쓰이는 우라늄(1945년),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쓰이는 탄탈룸과 텅스텐(2000년대부터), 충전식 배터리에 쓰이는 코발트(2012년부터) 등 주로 새로운 발면품이 나오거나 공업이 발달하는 시기에 약탈은 더욱 심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아프리카의 심장부, 정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처음 아프리카대륙이 발견되었을 때도 이런 지리적 특징으로 비교적 늦게 발견되었다고 한다. 대륙 바깥쪽에 있는 나라에서 노예무역이 성행하자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리빙스턴은 무역과 기독교 선교를 통해 아프리카를 노예무역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아프리카 내륙으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했고 어쩌면 그 결과가 지금의 콩고가 되었다.
"민주콩고의 2021년 국가 총예산은 72억 달러로, 인구가 50분의 1인 미국 아이다호주의 예산과 비슷한 수준... 유엔 인간개발지수에서 198개 국 중 175위,... 인구의 4분의 3 이상이 빈곤선 이하로 살고 있으며 3분의 1은 식량 불안에 허덕인다. 기대 수명은 겨우 60.7세에 아동 사망률은 세계 11위이다."
대충 내용을 정리하자면 콩고의 코발트 채굴의 가장 큰 문제는 삽만 파도 그게 나온다는 것이다. 채굴은 크게 산업채굴과 장인채굴로 나뉘는데 장인채굴은 인간이 직접 삽으로 채취하는 것으로 산업채굴보다 더 좋은 질의 광물을 채취할 수 있다. 물론 가격도 훨씬 싸다. 게다가 산업채굴은 그나마 외부에서 제기하는 안전, 아동인권 등의 문제에 눈치라도 봐야 하지만 장인채굴은 개인이 하는 것이다 보니 나 몰라라 눈 가리고 아웅 하면 끝이다. 그래서 광산업에는 산업채굴을 열심히 하기보다는 장인채굴로 채취한 코발트를 구매해 윗단계의 회사에 납품한다.
이 책에서 예시로 나온 한 가족은 9세, 10세 아이가 포함되어 있는 8인이 팀을 이루어 장인채굴을 한다. 그들이 하루종일 채취한 코발트는 약 40kg짜리 자루 3개. 중간 벤더(네고시앙)에 팔면 한 자루에 2.8달러이다. 1인당 일당은 1달러 언저리 되겠다. 그들도 아이들의 교육이 중요하다고는 알고 있지만, 아이 하나를 학교를 보내기 위해서는 한 달에 5달러의 학비를 지불해야 한다. 물론 1달러의 일당으로는 생활비도 어렵다.
삽으로 작업을 해도 될 정도로 채굴이 쉽다는 것은 그만큼 땅이 무르다는 것일 것이다. 즉 채굴현장의 붕괴도 잦을 거고... 힘없는 아이들이나 여자들은 채굴된 광물을 물가로 가져가 씻으며 코발트를 분리한다. 이때 발생하는 오염문제들(앞에 언급했듯이 콩고민주공화국의 땅 속에는 우라늄도 있다...ㅎㅎ)은 너무 뻔하기만 하다.
영화 속 클리셰도 아니고 당연하게도 정부와 공무원의 부패, 정부군과 민간군의 이권다툼, 성폭행과 그에 따른 어린 애엄마, 대규모 자본의 침탈(요즘은 중국이 대세다)까지... 책 속 소제목처럼 '그곳에서 태어나지 않는 게 낫고' '그들은 그들의 무덤에서 일하고 있다.'
한 선교사 겸 모험가의 순수한 선의에 의해 발견되었고 인류의 큰 발전에 결정적인 소스를 제공한 곳이지만 정작 그들은 혜택은커녕 수탈만 당하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재택근무나 원격학습이 일반화되면서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다 보니 자연히 코발트의 수요 역시 폭발했다. 당연하게도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더 많은 채취가 필요해졌고, 그곳의 사람들, 아이들은 광산으로 가야 했다. 그곳이라고 코로나가 없었을까...(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로 중국이 폐쇄되면서 춘절을 맞아 중국으로 돌아갔던 광산업체 간부나 중간 벤더들(중국인들이 많다)들이 돌아오지 못했고 판로가 적어지면서 일당은 줄어들었다고 한다...ㅎㅎ)
뭐... 내가 안다고 뭐가 바뀌겠는가 싶지만 혜택을 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게 옳은 방향인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로 표시된 부분은 '코발트 레드'에서 발췌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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